본문 바로가기
유럽

프랑스와 바게트

by ddk7 2024. 9. 23.
반응형

바게트

프랑스 특히 파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빵은 바게트(Baguette)입니다. 바게트는 프랑스어로 막대기나 몽둥이를 뜻합니다. 원래 프랑스에서 주식으로 먹던 빵은 동그란 모양인 캄파뉴(Campagne)였는데, 19세기 들어 바게트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게트가 캄파뉴보다 만들기 쉽고, 먹기도 편하며, 운반하기도 용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바게트는 밀가루, 소금, 물, 이스트 단 4가지 재료만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1993년 식품법으로 이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 법에 따르면 기본 재료가 아닌 다른 재료를 추가해 만든 빵의 경우 바게트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할 수 없다고 합니다. 반죽 표면에 칼로 사선 모양의 금을 나란히 그어 넣고 물을 뿌려 굽습니다. 일반적으로 폭이 약 5~6cm, 길이는 약 65cm 정도입니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바게트는 보존성 문제로 겉과 속이 모두 딱딱해 퍽퍽하고 맛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프랑스 현지에서 파는 바게트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며 쫄깃합니다. 

 
 

바게트 그랑프리

파리에서는 매년 1994년부터 매년 최고의 바게트를 뽑는 바게트 그랑프리(Grand Prix de la Baguette de la Ville de Paris)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대회의 심사위원단은 전문 제빵업자, 제빵조합 관계자, 언론인과 전년도 우승자들로 구성됩니다. 요리법, 맛, 향, 외광, 빵의 5가지 측면에서 바게트를 평가합니다. 바게트 그랑프리에서 최종 우승한 제빵사는 상금과 함께 1년간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Elysee Palace)에 빵을 납품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됩니다.
2024년 파리 바게트 그랑프리에서는 Boulangerie Utopie가 최종 우승을 했다고 합니다. 블랑제리 유토피는 파리 11구에 위치해 있으며, 상세주소는 <20 Rue Jean-Pierre Timbaud, 75011 Paris>입니다.


 

여러 나라의 바게트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캐나다 퀘벡, 베트남, 캄보디아, 튀니지 등의 나라에도 바게트가 널리 보급되었습니다. 튀니지에서는 사실상 주식처럼 바게트를 먹는데, 패스트푸드나 외국음식점을 제외하면 바게트가 무한 리필로 제공된다고 합니다. 베트남에서는 쌀 바게트 샌드위치인 반미(Banh Mi)를 많이 먹습니다. 반미는 베트남식 바게트를 반으로 가른 후 버터나 소스를 바르고 고기와 채소 등의 속재료를 넣어 만듭니다. 베트남 여행을 하다 보면 많은 여행객들이 반미를 한번씩 맛보곤 합니다.
 
 
 

개인적으로 평소에 국내 체인점 빵집에서 파는 바게트도 좋아하기 때문에 파리 현지에서 파는 바게트는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전 파리 여행에서는 기회가 없어 아쉽게도 파리 현지 식당에서 음식과 함께 제공되는 바게트만 먹어봤었습니다. 다행히도 작년에 파리 여행을 하며 숙박한 호텔 근처에 과거 바게트 그랑프리에서 수상한 적이 있는 빵집의 체인점이 위치해 있었고, 아침 일찍 블랑제리에 방문해 바게트를 구입해 왔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도 크고 통통한 바게트는 1유로가 살짝 넘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바게트 가격의 절반 정도면 구입이 가능해 좋았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파리의 바게트는 그냥 빵만 뜯어먹어도 너무 맛있었는데, 발사믹 소스를 찍어서 먹거나 샐러드 혹은 잠봉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습니다. 왜 파리 사람들이 바게트를 주식으로 매일 먹을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파리 바게트 그랑프리에서 수상한 적이 있는 매장들의 바게트를 맛보고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반응형